워낙 유명해서 웬만해선 누구나 들어본 적 있는 '동물농장'. 나 역시도 제목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사실 대학생이 되도록 읽지 않았던 책이었다. 이제서야 책을 다 읽었고 이제 그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제목 그대로 책 속에 나오는 '존스'라는 인간의 '메이너 농장'이 있었다. 어느날 이 농장에 있는 동물들 중 가장 현명하다고 알려진 '메이저 영감'이라는 늙은 돼지가 죽기전에 동물들을 모아놓고 인간에 대항해 봉기하라는 메세지를 남겼고.. 그 후 어느날, 실제로 동물들의 반란이 일어나면서 메이너 농장은 동물이 주인이 되는 동물농장으로 바뀌게 된다.
그 이후 '스노볼'과 '나폴레옹'이라는 돼지가 중심이 되어서 이 동물농장을 이끌어나가게 되었다. 문제는 둘은 항상 대립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둘 사이에는 싸움이 끊이질 않았고, 결국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쫒아내면서 동물농장은 그의 차지가 된다. 그 후 동물농장은 점점 '나폴레옹'을 위한 농장이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물농장은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특히 돼지는 권력자로 그려지고 있다.) 사실상 우리 사람들의 얘기를 우화로 그려낸 것이다.
그 이유는 등장동물 이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책 안에 등장하는 이름 중에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은 말그대로 전체주의를 대표하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 책이 쓰여진 그 당시 현실의 모습을 그려냈다고도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메이저 영감, 스노볼, 나폴레옹이라는 돼지들은 각각 그 당시의 인물이었던 '마르크스','트로츠키', '스탈린'을 의미한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할 듯 싶다.
하지만 위 내용을 모르더라도 결코 책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다. 소설은 말그대로 소설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우화 형식으로 쉽게 풀어놓은데다가 스토리도 단순해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런 작품을 보고 대단하다고 하나보다. 단순하지만 부족한 것은 없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을 동물, 특히 돼지에 비유한 그의 재치가 또한 매우 돋보인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지 오웰'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야 한다. 조지 오웰은 영국 사람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배경이 된 것은 그가 인도제국의 경찰로 일했던 경력 때문이었다. 그는 인도 생활을 하면서 영국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회의를 느꼈고, 그 때부터 권력의 불합리성과 폭력성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생각을 세상 밖으로 알리게 된 것이 바로 이 '동물농장'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물농장'의 의미란 무엇일까? 소설 내용 그대로 보자면 모든 동물이 평등한 사회를 말한다. 위 내용을 바탕으로 재해석한다면 이것은 예전부터 인간이 꿈꿔왔던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사회, 바로 '유토피아'를 의미하는 것이다.
1944년, 조지 오웰이 이 작품을 출간하려 했을 때, 소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는 이유로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을 거절당했다. 그 당시에는 혁명적이고, 최고라고 인정받던 '사회주의'를 내세운 소련을 비판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확히 말하면 '소련'을 비판한 것이다.)
'조지 오웰'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 답을 찾아내기 어렵다. 그 답은 그의 소설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실, 조지 오웰이 염려했고 알리고자 했던 것은 바로 '전체주의의 폭력성'이었다. 당시 사회주의 혁명으로 세워진 소련은 겉으로 사회주의를 내세우긴 했지만 그 실상은 '스탈린'을 중심으로 하는 '전체주의'를 행하고 있던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대중들은 점점 자유와 행복을 박탈당하고 오히려 더욱 고통을 겪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희생이 결국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그것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순순히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 당시 사회적 배경만을 고려한 평가일 뿐이다. 좀 더 크게 보면 이것이 단지 '전체주의'를 경고하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과연 전체주의 속에서만 이러한 모습들이 일어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아니,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소설 속 이야기는 지금 현실에도 나타나고 있고 또한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도 권력의 부패와 타락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무고한 대중들이 고통을 겪거나 희생당하고 있다. 그들은 언론을 이용해 대중을 어리숙하게 만들기도 한다. 마치 이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모습처럼 말이다.
그는 '지도자'의 중요성을 또한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대중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지만 그렇지 않은 지도자는 대중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자신 또한 타락하게 된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마치 이 속의 '나폴레옹'이라고 하는 돼지가 결국 자신들이 혐오하던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술을 마시고 돈을 벌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동물농장'은 당시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한 편의 우화를 통해 단순하지만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정말 이 시대의 최고의 풍자미학 소설이라고 일컬어질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