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데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노래 가사이다. 기분 좋은 노래만큼이나 기분 좋은 책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오쿠다 히데오의 '오 해피데이'가 그 주인공이다.
원래 일본 쪽 소설은 거의 잘 읽진 않지만, 왠지 기분 좋은 제목과 그 아래 일명 '썩소'를 날리고 있는 아이의 매력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책을 다 읽는 순간 역시나 제목 값을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 그대로 해피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에 등장하는 6명의 주인공들 각자가 개성있고 매력 넘치는 이들이긴 하지만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한 명을 뽑으라면 나는 맨 처음에 등장하는 '노리코'를 그 주인공을 뽑을 수 있겠다.
그녀는 남편과 두 자식들을 책임지고 있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이다. 사실 '주부'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직업이다. 집안일이란 양파와 같아서 하고 또 해도 계속 해서 나온다. 하지만 사실 어렵고 힘들기보단 지루한 게 더 크다. 반복된 생활 패턴 속에서 삶의 활기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노리코 역시 그런 주부 중의 한 명이다. 집안 살림을 정리하던 중 우연찮게 '옥션'을 알게 된 그녀가 그 속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으며 점점 옥션의 세계로 빠져든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큰 줄기이다. 왠지 모르게 노리코의 이런 모습이 공감이 가는 건 나 역시도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일까? 아무튼 그녀에게 옥션은 삶의 유일한 즐거움이자 행복 요소이다. 옥션 속의 'Sunny Day'라는 닉네임이 그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도가 지나치면 그르치는 법이다. 옥션에 빠져살던 그녀가 결국 사고를 친다. 남편이 아끼던 기타는 물론이고 턴테이블까지 팔아버리게 된 것이다. 그것도 남편에게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말이다. 누가 그녀 좀 말려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팔려는 기타와 턴테이블이 정말 희소가치 있는 제품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일은 더욱 꼬이게 된다. 기타는 이미 팔아버린 지 오래.. 마지막 남은 남편의 애장품인 턴테이블까지 팔려나갈 위기에 놓이자, 노리코는 뒤늦게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결단을 내린다. 지인에게 전화해 그 턴테이블을 대신 좀 사달라고..
개인적으로는 저런 '노리코'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진다. 마치 어린 아이가 부모님 몰래 집안 물건을 팔아 군것질을 하다가 그 물건이 소중한 물건임을 알고 '어떡하지?'하며 발을 동동구르는 구르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랄까? 아무튼 그녀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위의 이야기만 놓고 보자면, 누군가에게는 소위 말하는 '막장'이 아닌가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일어날만한 이야기이다.
사람은 누구나 일탈을 상상하고, 주목받기를 소망하며, 내맘대로 살아보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가정을 이루고 사는 '어른'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단지 자신의 입장과 위치에 따라 그 이야기가 전혀 다른 6색깔의 알록달록한 이야기로 그리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풋'하는 웃음보를 참을 수 없는 즐거운 이야기지만, 이해 못하는 사람에게는 위의 이야기들은그저 실없는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재와 배경, 그리고 각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잘 표현해낸 글쓴이의 재주 덕분에 후자의 경우는 드물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대여, 삶의 무게에 찌들고 쳐져있는가? 그럼 이 책을 읽기 바란다. 그 순간만큼은 당신의 삶도 '해피데이'가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