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4 엘레나 페란테 <홀로서기> - 버려진 아내의 불편한 진실 이 책은 제목처럼 한 여자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아내이자 엄마인 주인공의 '홀로서기'를 그려내고 있다. 그녀에게 남편과의 이별이란 말도 없이 찾아온 불청객이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아니었다. 그는 차근차근 그것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반면에 주인공은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당황하지 않았다. 살다보면 한 두번은 겪는 일. 이전처럼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겠거니 하며 의연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남편의 진지한 행동에 그녀는 비로소 이전과는 다른 커다란 홍수 속에 갇혀있다는 걸 깨달았고, 이내 곧 자신이 점점 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보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과 새로운 삶을 찾아떠났다. 그들.. 2012. 4. 29. 오쿠다히데오 <오 해피데이> - 일상의 행복을 찾아서 오~ 해피데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노래 가사이다. 기분 좋은 노래만큼이나 기분 좋은 책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오쿠다 히데오의 '오 해피데이'가 그 주인공이다. 원래 일본 쪽 소설은 거의 잘 읽진 않지만, 왠지 기분 좋은 제목과 그 아래 일명 '썩소'를 날리고 있는 아이의 매력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책을 다 읽는 순간 역시나 제목 값을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 그대로 해피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에 등장하는 6명의 주인공들 각자가 개성있고 매력 넘치는 이들이긴 하지만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한 명을 뽑으라면 나는 맨 처음에 등장하는 '노리코'를 그 주인공을 뽑을 수 있겠다. 그녀는 남편과 두 자식들을 책임지고 있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이다. 사실 '주부'라는 직업이 .. 2012. 4. 24.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리뷰 - 엄마의 삶을 떠올리며 '엄마를 잃어버렸다...' '늘 항상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주고 반겨줄 것 같은 엄마가 한순간 사라져 버렸다..' 누구나 살다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법이다. 모든 이별은 아픔을 품고 있지만, 가장 아픈 이별은 부모와 자식의 이별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도 잘 모른다. 우리 부모님이 아직 내 곁에 계시니까.. 하지만 헤어질 때가 온다면.. 글쎄..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만큼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말이겠지.. 나랑 가장 가까운 엄마지만, 사실 난 엄마를 잘 알지는 못한다. 가끔 엄마와 얘기를 하다가 엄마의 옛 추억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그걸로 엄마를 다 이해하고, 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 나 또한 여기 엄마를 잃은 자식들처럼 엄마를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 2012. 3. 18. 바르나르 베르베르 <인간> 리뷰 - 인간은 존재해야 하는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멸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길 바란다. 당신은 '멸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두렵다. 무섭다. 끔찍하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나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받아들이기 무척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인간은 이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꺼다. 이미 예상했다시피 이 책은 '인류의 멸망'을 전제로 쓰여졌다. 거기에 더해 베르베르 특유의 독특한 시점, 즉 우리가 사는 세계가 아닌 외부세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지막 생존자가 인류 멸망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는 기존의 책들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이야기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이 눈에 띄는 이유는 그 전개 과정이 '차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인 두 .. 2012. 3.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