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로 한창 세계경제가 패닉에 빠졌던 3월, 미달러 환율이 1,280원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여전히 코로나 19 사태는 끝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수많은 자금을 뿌린 덕분에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떨어진 1,085원까지 떡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를 해나가야 할지 고민해보자.
12월 9일을 기준으로 다시 소폭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통상 수준인 1,100원 중반대로 가기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리지 모르는 상황이다. 거기에 얼마 전 있었던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조 바이든 차기 정부가 향후 대대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당분간 달러 약세는 지속될 걸로 보인다.
선거 전부터 물가를 2% 넘게 유도하겠다는 미 연준의 공언을 감안해본다면 앞으로 달러/원 활율이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외투자에 나섰던 많은 동학 개미들이 수익을 보고도 떨어지는 환율 때문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달러 약세장에서는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게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이를 환차손(환전할 때 생기는 손해)이라고 하는데, 내경우만 하더라도 해외투자 성적은 10% 내외로 나쁘지 않지만, 환율이 20% 이상 빠지면서 원화 기준으로는 마이너스라는 아주 특이한(?) 상황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수익을 냈더라도 일단 미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가능한 환전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니 예를 한번 들어보자.
예 1) 미달러 환율 1,200원 / 투자금 10,000달러 / 수익률 10% (+1,000달러)
예 2) 미달러 환율 1,000원 / 투자금 10,000달러 / 수익률 10% (+1,000달러)
예 1과 예 2처럼 똑같이 해외투자를 통해 1200달러를 벌었다고 하더라도 1번의 상황에서 원화로 환전하면 120만 원(1,200원 X 1,000달러)이 되지만, 2번처럼 환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100만 원(1,000원 X 1,000달러)으로 무려 20%나 손해를 보게 된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수익금에 한정된 이야기이지, 투자금까지 환전한다고 하면 차이는 더욱 심하다.
예 1-1) 원화로 환전 시, 1,320만 원(1,200원 X 11,000달러)
예 2-1) 원화로 환전 시, 1,100만 원(1,000원 X 11,000달러)
그렇기 때문에 해외투자 시에는 이런 환율의 변동 상황도 유심히 살펴보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단기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지 않는 이상, 환차손의 리스크는 언제든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환차익을 낼 수도 있다.)
이처럼 환율 약세장에서는 달러 → 원으로 바꾸는 게 불리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미 달러에 투자하기는 더없이 좋은 상황이기도 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환율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일정 이상 떨어지면 다시 반등하게 된다.
따라서 달러 약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 달러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해서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는 시점에 팔면 환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예를 들어서 1,000원/달러인 상황에서 1000만 원어치를 사둔 다음에 1,200원/달러일 때 환전하면 200만 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 (환전수수료 제외)
그렇지만 환율의 흐름을 명확히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길게는 1년도 걸릴 수도 있고, 특수한 상황이 되면 1달 만에 반등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시나 달러 투자는 당장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게 좋다.
여기에 한창 잘 나가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을 잘 활용한다면 환차익+미국주식 투자수익까지 누릴 수 있으니, 이 또한 능력이 된다면 고려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