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로운 슬기생활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홈즈

이번에도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한 편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바로 최근 일주일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화제의 영화 '에놀라 홈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는 건 물론 셜록 홈즈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넷플릭스의 딸(?)이라고 할 수 있는 '밀리 바비 브라운'이 출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밀리 바비 브라운의 성장기를 함께 봐왔던 사람이라면 안 보고는 못 배길 일이다.

 

영화 에놀라홈즈 줄거리 요약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큰 아들인 '마이크로프트 홈즈'와 둘째인 '셜록 홈즈'는 이미 집을 떠나 각자의 삶을 살고 있고, 집에는 엄마와 에놀라 단둘이 남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아무 얘기도 없이 돌연 사라지고 만다.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는 에놀라의 탐험 일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다보면 엄마를 찾는 건 서브 이벤트로 내려가고 또 다른 메인 이벤트가 등장한다. 뜬금 없이 등장하는 젊은 백작이자 남자주인공 격인 '튜크스베리(루이스 패트리지)'을 둘러싼 위협이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엄마를 찾아나선다는 스토리는 얼핏 보면 엄청 루즈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요소를 넣은 게 아닌가 싶겠지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이 부분은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볼까 한다.

 

아무튼 엄마도 찾아야 하고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백작 친구도 지켜줘야 하고.. 생각보다 할 일이 많은 에놀라 홈즈. 거기에 자신을 구속시키려고 하는 두 오빠 사이에서 에놀라 홈즈는 과연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결말은 각자 알아서 확인해보기로 하자!

 

 

 

영화 에놀라홈즈 3분 감상평 (vs 영드 셜록홈즈)

사실 홈즈 영화의 묘미는 추리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그 부분에서는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물론 영화의 큰 흐름에서 '튜크스베리(루이스 패트리지)' 백작을 죽이려는 범인을 밝혀나가는 과정은 꽤 흥미롭기는 했지만, 얼마 전에 영드 셜록홈즈를 완주한 나에게 있어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또 웃긴 부분이 하나 있다. 영국드라마판 셜록홈즈를 얼마 전에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양쪽에 등장한 주요 인물들을 비교하게 되는데, 이 미국판 영화에서는 두 홈즈 형제를 아주 난장판으로 만들어놨다.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물론 꼰대이긴 했지만 '이 정도로 노답이라고?'할 정도로 꽉 막힌 가부장제의 끝판왕이었고, 셜록 홈즈는 그나마 인성은 괜찮은데 몸매가.. 과연 누가 셜록 홈즈 역에 슈퍼맨 출신의 헨리 카빌을 쓰자고 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건 이 영화가 페미니즘 색채를 워낙 강하게 풍기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미국 영화이다 보니 더욱 자극적으로 희화화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해석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거니까..

 

물론 영드 셜록홈즈에서도 이런 부분을 직중에 꼬집은 적이 있다. 시즌3 마지막 편으로 기억하는데, 실제 원작의 배경이 되는 20세기 초반을 무대로 당시에 있었던 참정권 운동이나 가부장제에 대해서 비판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결국 '페미니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배경 자체가 '참정권 운동'이 벌어지던 시대였기 때문에, 이 사안을 가지고 맞서는 두 진영의 대립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따지고 보면 셜록 홈즈 이야기의 틀을 빌려왔을 뿐 사실은 이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롭고 신선한 시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에놀라홈즈 매력 포인트를 한 가지만 꼽자면?

물어볼 것도 없이 밀리 바비 브라운의 연기다. 스토리 상 바비 브라운은 남녀 역할을 오고 가는 중성적인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데 그 중간다리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기묘한 이야기 때도 그랬지만 투박하고 딱딱한 남성적인 스타일 뿐만 아니라 사랑스러운 여자의 모습도 잘 어울리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인 듯 싶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좋았던 점이 에밀라 홈즈가 중간중간 화면을 바라보며 독백을 하는 장면들이다. 물론 기존에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없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대놓고 말을 거는 경우는 흔치 않을뿐더러,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귀여운 배우였던 적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개인 평점 : 3.5

- 왓챠 평균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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