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로운 슬기생활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과 함께 공모주 청약이 다시금 탄력을 받고 있는데요. 그와 동시에 공모주 중복 청약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공모주 중복 청약>이란 여러 곳의 주간사 증권계좌를 통해서 공모주 청약을 중복으로 신청하는 걸 말하는데요. 그렇다면 왜 굳이 이런 공모주 중복 청약을 하는 건지, 또 안 하는 사람은 왜 안 하는 건지, 그 이유들을 제가 한 번에 모아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모주 중복 청약을 하는 이유는?

1. 여유자금이 충분하다면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주간사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공모를 진행하는 주식의 청약 과정 일체를 전담하는 금융사를 말하는데요.

 

보통 1~2개의 주간사를 끼고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씩 IPO 대어라고 불리는 거물급 회사가 등장하게 되면 최대 5~6개의 주관사를 끼고 거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번 3월에 상장될 'SK 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아래 그림을 보면 SK 바이오사이언스는 총 6개의 주간사를 통해서 청약을 진행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6곳 중 1군데의 증권계좌만 있어도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겁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주관사 정보(6곳)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각 주간사별로 '배정 물량'과 '청약 한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즉 1곳에서만 청약을 신청한다면 여러 주간사 계좌를 이용해 중복 청약했을 때보다 받을 수 있는 '최대 주식 수'가 적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죠. 그래서 여유자금이 많은 분들은 보통 2~3군데를 동시에 청약하는 식으로 최대한 많은 주식을 배정받으려고 합니다.

 

가령 NH투자증권에서 청약을 진행한다고 하면 최대 청약 가능한 주식 수는 100,000주입니다. 만약 경쟁률이 1000:1 정도가 나온다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주식은 100주(=100,000주 / 1000)가 되겠죠.

 

하지만 만약 내가 그것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서 주식을 더 배정받고 싶다면?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대우 증권계좌를 통해서 중복 청약을 신청하면 되는 겁니다.

 

  • 단일 청약 시 : 최대 100주 배정 가능 (NH투자증권 청약 시)
  • 중복 청약 시 : 최대 315주 배정 가능 (모든 주간사 청약 시) = 100+52+74+54+17+17

물론 실제로는 6곳에서 최대 한도까지 청약을 진행할 분들은 아마 없겠죠. 그렇지만 이론 상으로는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2. 균등배분방식 도입으로 최소 물량 확보가 유리하다.

중복 청약이 좋은 또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최근에 도입된 <균등배분방식> 때문입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말 그대로 돈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머니 게임'이었다면, 이 균등배분방식 도입으로 적은 증거금으로도 최소 1주 이상을 배정받기가 수월해졌습니다.

 

따라서 여러 군데의 증권 계좌를 활용해서 청약 신청을 하게 되면 그만큼 확보할 수 있는 최소 물량 자체도 커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이해가 어려우니 예시를 통해서 더 자세히 설명해보도록 할게요!


SK바이오팜 사례를 한번 들어볼까요? SK바이오팜의 최종 경쟁률은 323:1에 달했는데요. 이 말은 곧 323주 이상을 신청해야 1주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SK바이오팜의 공모가가 49,000원이었으니 1주를 배정받기 위한 청약 증거금을 계산해보면.. 무려 800만 원에 가까운 돈이 필요했던 거죠.

 

  • [기존 방식] 청약 증거금 = 800만 원 = 49,000원(공모가) X 323주(청약 수량) X 50%(증거 비율)

이번에는 균등배분방식을 한번 살펴볼까요?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이 총 40만 주라고 하고, 이 중 50%인 20만 주는 균등배분방식으로 배정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청약 신청에 총 10만 명이 몰렸다면 개인당 2주(20만 주/10만 명)씩은 배정받을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주간사에서 정해놓은 최소 청약 수량(보통 10주)을 신청해야만 하기 때문에 10주에 대한 증거금은 내야겠죠. 이때 필요한 증거금은 245,000원뿐입니다. 

 

  • [균등배분] 청약 증거금 = 245,000원 = 49,000원(공모가) X 10주(최소 청약 수량) X 50%(증거 비율)

800만 원에 가까웠던 청약 증거금을 내고도 1주밖에 못 받았던 이전에 비하면 훨씬 적은 금액을 내고도 2주를 챙길 수 있게 되었단 얘기입니다. 따라서 굳이 1개의 주간사(대표주간사)를 고집할 게 아니라, 가능하다면 여러 군데에 중복으로 청약을 신청해서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게 이득이라고 할 수 있겠죠.

 

 

공모주 중복 청약을 망설이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중복 청약을 망설이시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요. 아마 이런 이유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1. 여러 개의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기 귀찮다.

여러 가지 이유 중 첫 번째는 여러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하는 과정도 꽤 오래 걸리고 관리도 귀찮기 때문입니다.

 

증권계좌도 통장과 같기 때문에 단 기간에 여러 개를 개설하는 게 제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비대면 개설이 활성화되면서 어지간하면 통장 개설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귀찮은 건 사실이죠.

 

그렇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분이라면 규모가 크고 IPO를 많이 진행하는 증권사의 계좌는 미리 개설해놓는 게 장기적으로 더 좋다고 봅니다.

 

2. 주식 상장 후 거래하기가 불편하다.

2번째 이유는 상장 후 주식 거래(처분)가 불편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주관사 6곳에서 모두 신청했다고 해볼게요. 그만큼 배정을 많이 받을 순 있겠지만, 동시에 처분할 때도 각각의 증권 앱에 들어가서 매도 주문을 넣어야 합니다.

 

애초에 그만큼 많은 수량을 욕심내는 분들도 많지 않을 거고, 적당한 타이밍에 잘 매도하려면 오히려 1곳에 모아 두고 거래를 하는 게 편하겠죠.. 가볍게 10주 이내로 거래하신다면 굳이 중복 청약이 필요할까요? 한번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3. 올해 상반기 내로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된다.

마지막으로 올해 상반기 내로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균등배분방식'의 도입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배정받기가 더 용이해진 만큼, 반대로 중복 수혜가 예상되는 복수 증권사 중복 청약을 금지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입니다.

 

그렇다고 친다면 어차피 여러 개의 증권계좌를 가지고 있어도 별 이득은 없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각 공모주 별로 주간사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는 메리트는 여전합니다.

 

 

그래서 공모주 중복 청약 할까? 말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모주 중복 청약은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봤자 현실적으로 2~3개 증권사의 계좌를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고, 공모주마다 주간사가 다르게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1곳만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

 

더욱이 예정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내로 사라질 텐데 있을 때라도 한번 시도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물론 이건 제 주관적인 의견이니까, 판단은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여기까지 공모주 중복 청약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봤는데요. 저도 공모주 청약을 1~2번 밖에 참여해보지 못한 주린이로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추가로 궁금한 사항이나 질문 등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최대한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그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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